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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의도가 중요하다.

by 역발상투자자 정석 2024. 8. 9.

예전엔 책을 읽을때, 앞의 머릿말이나, 인사말등을 지나치곤했다.

 

하지만 최근에 그림형제의 그림동화 -'민음사' 전영옥번역

을 읽으면서 그림형제의 서문을 읽었다.

 

그럼형제는 둘다 법학전공이었으며, 대학의 교수님들이셨다!

당시 대학을 나온 지식인들의 격이란 지금과 비할바가 아니다

그야말로 국가급 지식인들이었던 셈

 

그런 그들이 개인의 영달보다는 민족의 유산을 아이들에게

순수한 형태로 남기기 위해, 오랫동안 수집하고

교정을 본 이야기들을 모은것이 그림동화이다

 

당시 삽화가가 그린 그림이 더해져서 당시의 복식이라던가

생활상들도 볼수 있는, 인류사에 남을 작품이 만들어진것이다.

그림형제는 이 작품집이 아이들의 교육서로 쓰이길 원했다

 

가볍게 읽히는 글들은 일응 재밌는거 같아도 금방 지겨워진다

하지만 순수한 것들은 그렇지 않다라는 그림형제의 글이 참 인상적이었다.

 

고전을 읽는것도 그런 맥락이다.

고전을 고전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마스터피스라고 읽는게 좋을듯하다

 

난  무라카미 하루키를 정말 싫어하는데 

작품마다 키스와 사정의 느낌을 적지 않아도

충분히 감성과 진정성을 전달할수 있는데

가치관이 대립하는 더러운 장면을 

곳곳에 '삽입'하며 독자들에게 오입질하는 하루키는

마치 바바리맨 같은 느낌이다. 

 

무라카미는 마치 아무곳에서나 치부를 벗어던지며, 자 이것들이 네년놈들이

그리워하는 감촉이 아니더냐? 

뭘 그리 꼭꼭감추고 있느냐 라며 조소하는 느낌이다.

 

 

그런가하면, 그림형제가 수집한 구전 동화들은 짧고 간결하지만 

왜곡을 없애고 순수한 형태로 전달되었다.

심리의 왜곡도, 숨겨진 의도도 없다.

정의와 악은 분명히 구분되고, 영원한 저주도, 영원한 고통도 없다

상태는 순식간에 바뀌며, 개구리는 금방 왕자가 된다.

 

상실의 마음은 쇠사슬로 가슴을 죄어논 것과 같으나

다시 만남으로 금새 풀어진다.

 

난 한을 토해내는 글도 싫어한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박경리의 글도 싫다...

 

최근 고흐의 작품과 콜라보로 만들어진 소설 토지가 있던데 

대체 왜 일제시대배경의 작품을 공감도 안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읽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나간 시대는 지나간 시대대로 두면 안될까?

되세기고 되세겨, 꼭 전달해야 한이 풀릴까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지긋지긋한 한의 대물림은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무 벅차다

 

신화는 너무도 아름답다 

 

이야기도 그러하다

 

그저 교훈과 흥미, 그리고 초월의 감성으로 쓰여진 이런책들은

성경만큼이나 값지다.

 

그 어떤 의도보다, 순수함을 지키려고하는 그런 의도가 

 

이젠 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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