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를 필두로 많은 부모들이 선택하는 (학생들은 아니다..) 세계문학 전집.
과연 살필요가 있을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살필요가 없다는거다
전집을 한꺼번에 사거나 구매하거나 하는거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전집이름이 붙지 않은 단권번역이 없을때 전집중에 있으면 선택한다.
일단 그 이야기는 밑에서 더 하기로하고 각 세계문학전집을 비교해보자
가장 대표적으로 민음사의 세계문학 전집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건 2012년이니까 12년전에 구매한 터키작가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 이다.
이때는 세계문학전집에 경쟁자가 거의 없었다. 이때 산책이 1만원이나 했다
그럼에도 품질은 미국의 5천원짜리 페이퍼 백보다 못한품질이다
사진에서 잘보이진 않지만 12년의 세월동안 책이 누렇게 되버렸다
표지도, 속지도 마찬가지다.
책의 가장자리를 보면 누런게 파고 들어왔음이 보인데
2009~10년경에 세계문학전집 열풍이 불때
한국에 진출한 팽귄 클래식의 세계문학전집도 있는데, 지금 절판되어가니 적진 않겠지만
역시나 그것도 누렇게 책이 변색됐다. 이건 큰 문제인게 미국판 펭귄북스는
변색이 그리 크지 않았다. (난 영어전공이라 미국판도 좀 갖고 있거든...)
하여간 크게 변색됐다.
굳이 민음사 것만 가지고 그러냐?
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가격이 결코 낮지 않다.
세계문학전집은 저작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번역과 편집에 집중해서 만들어야하고, 고전이라는 특성상
책의 품질이 좋아야 오래 보관할텐데, 그 모든 요소를 깡끄리 무시한게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라고 할까나?
당시에는 선택권이 없었다. 2000년 이전시대에, 책파는 영업사원들이
영업으로 팔았던 주옥같은 세계문학전집들은 다 사라지고
민음사가 대중 트랜드에 맞게 발간한 세계문학전집이
표준이 되면서, 역시 수준도 대중수준에 맞게 내려갔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대중수준이 올라갔다. 대중들도 이런걸 바라진 않을 것 같다.
종이책을 굳이 사는건 소장의 목적이다. 그러니 더더욱 이런게 필요하지 않다.
세계문학전집이라면 보통 아이들이 중딩때 사서 대학교 이후에도 보관할생각이었을테고
일전에 작고한 이어령 선생의 뒷배경에도 이 세계문학전집이 꽂혀있었는데
오랫동안 보관했다면 정말 보기 싫은 상태일 것이다. 또한 판형이 새로로 긴 기형적인 형태다
시집에나 쓰는 판형이고 막상 소설을 읽을때는 집중이 별로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2000년대 초반에도 있었던 것같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인데 그당시엔 민음사 것말고는 선택권이 없었고
지금 다시보니 얼마나 조악하고 읽기 고통스럽고... ...원래 재밌는책을 아주
구리구질하게 만들어놓았다.
참고로 민음사것은 최근 나온 디 에센셜 시리즈가 정말 좋다. 이건 밑에서 이야기하자
특히 피츠제럴드 본은 정말 잘만들었고, 번역도 너무너무 훌륭하다
다른 위대한 게츠비는 다 버리고 민음사 디에센셜본을 보기 바란다
읽기 편하고, 품질도 매우좋은 편이다.12년 보관해봐야 알겠지만
책의 종이 품질이야 그냥 만져만 봐도 안다.
하지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품질은, 글쎄...
당시엔 오르한 파묵의 글이 이것밖에 없어서 샀지만,
이런 대작가의 책은 3~4천원 더주고 더 좋은것을 사서 소장하고 싶다.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전집이다.
이건 외부 표지를 벗긴건데. 외부표지의 디자인이 정말 별로다.
일단 표지에 제목이 있고 그 하단에 부분적으로 대표이미지로 예술작품등을 입힌건데,
너무 싸보이고, 세계문학전집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게해서
나같은 독서광이 무조건 피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열린책들을 매우 좋아하는데,
카잔차키스 전집을 매우 좋은 품질로 번역해서,
책의 품질과 번역 모두에 만족하는 몇안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표지를 벗겼을때, 주위 사람들이 와~ 예쁘다 라는 말을 했다.
똑같은 그리스인 조르바라도 세계문학전집의 일부라
카잔차키스 전집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비교해보면
정말 그 품질 차이가 놀랄 노자다.
하지만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은 기본적으로 양장이다.
직물 양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만한 가격에 양장으로 제공한다는게
기존의 강자인 민음사와 차별화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단순히 책품질로만 민음사와 비교하자면 열린책들의 압승이다.
(목록과 번역은 별개의 문제지만)
열린책들에게 매우 아쉬운건, 특별판으로 제대로된 책을 자주 내놓는데
소량만 프린팅하여, 내가 살때쯤이면 거의 다 품절된다는데 있다.
특히 천일야화같은건 중고되팔이들이 20~30만원에 내놓는데, 물론 아무도 안사겠지만
한두 사람 그렇게 해도 사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놓는거겠지
물론 다른 판본도 있으나, 난 그걸로 보고 싶다.
물론 정가 이상으로 주고살 마음이 없기에 절대로 되팔이들책은 안산다
언젠가 또 천일야화 붐이 일면 제대로된 장정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책들 특별판의 훌륭한
예를 들자면 이 단테의 신곡같은게 있는데
가격은 3만원으로 좀 되는 편이지만
내부 종이도 최고품질은 아니지만 괜찮은 품질이고
무엇보다 편집을 아주 잘해서 술술읽히는 편이다
단테의 신곡이라고 하면 어려운 책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음에도
마치 소설 읽듯이 술술 읽히는건 열린책들 편집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타 출판사에 내놓은 단테의 신곡은 진짜(욕하긴 싫지만) 칼만 안들었지
강도랑 비슷한거랄까?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처음부터 좋은 책을 내놓는게
출판사도, 소비자도 윈윈하는게 아닐까?
특히나 종이책은 오랫동안 소장할거고, 이런 불후의 명작은
대를 이어서 내릴지도 모르는데, 욕심을 좀 더 내자면 가격을 좀 더 주더라도
속지를 좀 변색이 덜되는 백과사전형 속지로 해주고
책의 모양도 보호하고, 내부 용지의 변색도 막을수 있는 튼튼한 외부케이스를
같이 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단테의 신곡은 열린책들것이 제일낫고
편집이 아주 잘되어 있고, 번역도 훌륭하며 주석도 보기 쉽게 달려 있어서
정말 좋은 책이다. 전공자들에게도 손색이 없는 만듦새다
붉은 양장으론 한정본으로 나왔고, 지금은 푸른색의 양장으로 팔고 있다
이건 열린책들 세계문학 전집의 그리스인 조르바 내부이다.
이것도 오랫동안(근10년) 보유했으나 변색이 조금? 있는 편이다.
화장실에서 오래묵힌 화장지 같은 느낌의 민음사 전집에 비하면 훨씬 나은편
하지만 열린책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자간과 행간이 좁아서 읽는데 숨이 턱턱 막힐 정도다.
역시 열린책들은 특별판, 한정판들이 정말 잘나온다.
다만 단테의 신곡도 좀 코팅지를 썼으면 어땠을까... 벌써 약간 변색이 보인다...
민음사가 최근엔 어떻게 책을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민음사 전집은 소장용으로 사기보단 페이퍼 백느낌으로 사는게 맞다.
그리고 기왕살거면 할인을 많이 하는 전자책으로 사는게 맞다.
전자책으로 사면 글자크기도 조절할수 있고, 서체나 행간도 조절할수 있다
책으로 사보기엔 비용대비 너무 저품질이다.
특히 서가에 보관용으로 사기엔 너무 품질이 떨어진다.
특히 오래된 넘버링의 경우 번역이 구식이다
을유문화사의 세계문학 전집이다
책품질면에서는 세가지중 가장 높은 평을 내려고 싶다
일단 내부종이를 만져보면, 표면이 다른 두회사와는 달리 까끄럽지 않다.
소위 말하는 코팅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런거면 변색도 적고 물에 살짝 젖어도
훨씬 회복이 빠르다. 고전답게 책장에 꽂았을때 진중한 느낌을주는
그런 디자인으로 되어 있고, 이 회사는 재밌는게, 세계문학전집에서
이 토마스 만의 책을 전집목록의 1번으로 삼았다
실제로도 2010년대초에 평단에서 제일 높은 평을 받았다.
또한 종이 품질로 보자면 3만원짜리 단테의 신곡보다, 내부 종이는 훨씬 낫다
다만 번역이 열린책들보다는 좀 나이들어보이는 테가 난다고나 할까?
편집인단이 교수진이라서 그런가 훨씬 진중한 느낌이다.
값은 1만 5천원으로 앞의 두 출판사보다 비싸다
다만 양장을 덮고 있는 표지의 내구도도 매우좋고
양장자체의 품질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속지가
코팅이 되어 있어 오랫동안 소장하려면 을유걸 사는게 맞다.
위의 단테 특별판에 비하면 그건 시니까 일단 조악하더라도
글자도 적당한 크기고, 행간, 자간도 훌륭하다.
결론적으로 만약 성인인 내가 세계문학전집을 산다면, 당연히 을유문화사것을 고를 것이다.
디자인도 고급스러우나, 세계문학전집 특유의 전집디자인은
요즘 청년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 40대 중후반이나 고를것 같은 느낌의 디자인....
이를 의식했는지 을유문화사도, 최근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4철 제본방식의
여류작가본을 한정리커버본으로 내놨고, 나는 모두 샀으나 양장이 아니란점에
좀 실망했다... 물론 이런 제본방식의 내구도가 더 오래간다고는하나
표지의 내구도는 어떨수 없는 일이니..
조선시대의 책을 엮은 것 같은 느낌이고 가격이 매우사악하지만
특이한 방식의 책을 구매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래 소장할 느낌으로라면,
내 개인적으론 구매하기 싫을 거같다. 좀더 판형이 컸으면, 표지가 좀더 튼튼했으면 한다.
마지막에 그렇게 욕했던 민음사 칭찬을 좀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차세대 세계문학전집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음사의 디 에센셜 시리즈다.
이 책은 일단 재밌는게 # 표시가되어있어서 마치 인터넷에서 소셜미디어를 보는느낌이다
한 장 넘기면 이렇게 예쁜 속지로, 작가 소개가 되어 있다
이 글을 천천히 읽어보자.
조사도 명사도, 행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잘리지 않는다.
또한 행을 끝을 박스 형태로 정렬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마치 시를 적어내려가듯 써내려갔다
이게 편집하는데 정말 노력이 많이든다.
덧붙이자면 나도 내 블로그를 이런방식으로 쓴다
다만 컴퓨터화면에서 보이는거랑
스마트폰에서 보이는거랑 화면이 다르다
그래서, 데스크탑에서 쓴후에 스마트폰으로
편집을 다시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을 좀 하는 편이다.
이게 '영어식' 편집이다.
영어로 작문수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행간을 바꿀때 절대로 글자를 자르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알파벳이 잘린다면
그건 현지인도 분간하기 어려울테니 말이다.
난 디 에센셜의 이런 편집방식을 너무 사랑한다
기존 세계문학전집도 모두 이렇게 바꿔서 내놔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장 가치가 을유를 제치고 위로 올라올 것같다
그렇게 칭찬했던 을유문화사의 '마의 산'은
행이 바뀌면 조사도 잘려있고,
명사도 잘려있다. 행의 앞과 뒤의 각을 세우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참고로 공문서도 각 맞춰서편집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보기 어렵다...
디 에센셜 내부다. 서체부터가 다르다.
인터넷 세대들에게 매우 익숙할거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서체다
글자 느낌이 좀 넓고, 민음이나 열린책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편이고
을유문화사와 비교해도 읽기 좋은 서체다.
마치 잘 작성된 웹페이지를 읽는것 같다
그리고 그런 웹페이지를 읽을때 시간이 얼마나 잘가는지 다들 알거다..
역시나 단어도 행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자르지 않고
오히려 행의 여백을 희생하고
행의 각짐을 희생하고 과감하게 엔터키를 눌렀다
훠얼~~~ 씬 더 잘읽힌다.
여백도 인터넷처럼 활용했다.
가격은 1만 9천원으로 문학치고는 굉장히 비싼편이다
속지도 코팅이 잘되어 있고, 양장이 두꺼워도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게
매우 튼실하게 잘되어 있다. 특히 1권의 조지오웰부터 지금까지 올수록
양장이 더튼튼해진거 같은 느낌? 이 들정도다.
다른 시리즈들도 다 있는데, 이 정도 품질이라면 가격도 납득이 가는 편이고
더 비싸도 충분히 사줄의사가 있지만,
민음사는 2만원은 넘기려고 하지 않았나보다.
나같은 사람만 사는게 아니니...
미래의 세계문학 시리즈는 어느회사건 민음사의
디 에센셜 기본으로 했으면 좋겠다.
시대가 바뀌고 독자도 바뀌는데, 가만 앉아서 기존대로 편집하지 말고...
기존대로 번역하지말고, 능력있는 젊은 교수와 번역가들을 기용하고
편집도 좀 과감하게 해보길 바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초반만 제대로된 양장본이 나오고
후엔 무선(내부에 책갈피 역할을 하는 선을제거한것)으로
또 ㅡㅡ... 사고 싶지 않은 책이나온다...
다행히 내용이나 편집은 그대로지만...
지금까지 세계문학전집에 대해서 주로 품질위주로 알아보았다.
책 구매에 많은 도움이 되길.
개인적으론 전집이랍시고 한꺼번에 구매하는
바보짓은 좀 제발 하지 말기를 바라고
단권 번역으로 정본이 나와있으면 그걸 사길 바란다.
그렇게 해야 보관도 오래할수 있고, 본인도 그걸 읽기라도 할터
세계문학전집이라고 사놓고 책장에 꽂아놓으면
그걸 읽을 마음이 생기기나 하나?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으로 주욱 꽂혀있는 세계문학전집은
소위말하는 백과사전효과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컨텐츠는 많아야 골라본다는 이론인데
다양한 판본으로 다양한 색상으로 꽂혀 있는거나 읽어볼 생각이 들지
천편일률적 디자인으로 주욱 늘어서 있으면
읽고 싶기 보다는 그냥 숨이 막힐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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