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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삶

후배가 찾아와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다고 했다

by 역발상투자자 정석 2024. 5. 19.

후배는 서른 중반, 여자는 서른 초반이었다.

후배는 처음으로 이런걸 느꼈다고 했다.
무수히 만나본 사람중, 이렇게 자신만을 위해주고
또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착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남자들이 흔히 그렇듯, 후배는 이제와 생각해보니 헤어지길 잘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후회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극복했다고도 말했고, 덤덤하게 말하고 있지만
무척이나 수척해진 그의(후배)의 모습에

나는 몇안되는 친구인 그가 아픈걸 보고
그 여자야 어떻던 말던, 그가 걱정됐다...

천천히 자신의 그때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했으리라
우리는 자신의 말을 누군가에게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여자들만 그런게 아니다. 남자들도 보통은 그렇다.
여자들은 자신의 마음에 확신이 들때까지
곱씹고 또 곱씹다가 말을 한다.

그리고 말을 할때쯤이면 이미 그를 정리한 상태다
이미 마음속으로 다 흘려내고 이별을 통보하기에
그녀는 피가 다빠진 상태라, 단지 차가운 마음밖엔 없다.

하지만 남자들은 자신이 갑자기 헤어진다는 말을 듣거나
자신이 그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그녀를 쉽게 놓지 않는다.
내심 그녀가 헤어지자고 말할걸 알면서도
자신이 진짜 그럴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연인이다보니,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것만이
이별할때쯤 그들이 가지는 유일한 공감이리라


하지만 결과론적으론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현존과 깨어남의 관점에서 보면
화를 내는 자신과 슬퍼하는 자신은 원래의 자기 모습이 아니다.
헤어지려는 그 장면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사랑을 여전히 품고 있으나, 상황에 엊어맞아서
급작스럽게헤어짐이란 말로 서로를 규정한체 아파했을 뿐인것이다...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한체
그렇게 사랑했던 상대방에게서 헤어짐의 이유를 찾기위해
그는 그녀만큼 좋았던 사람이 없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녀에게서 이유를 찾았고 또 자신에게서 이유를 찾으면서
그렇게 잊었다고 말하면서도, 극복했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그녀와의 아픔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들어주고 같이 걸어주면서
그의 마음을 말하는걸 조금씩 도와주는
그정도의 역할만 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니
감정이 너무도 밀려들어와서
가슴이 아플정도였다

내가 너무 나 자신에게게만 쓴다고 주변인을 놓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친구는 나밖에 없는데
나에게 방해가 될까봐 연락을 주저했다고 했다
마침 그당시의 나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주변인에게 말을 했으나
그는 나보다 11살이나 어린 동생이다.
그도 내가 그와 같은 나이에 비슷한 삶의 스테이지에서
나와같은 감정과 힘듦을 겪었을 것임을 알면서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무리 30중반남자가 단단하고 화려해보여도
다 가진것 같고 인생의 전성기를 살고 있는거처럼보여도

꿈과 안정이란 괴리의 사이에서 얼마나 괴롭고
외로운 나이인지를 잊고 있었다....

앞으론 가끔이라도 안부라도 물어볼게 라고 했다
좋다고 한다...

물론 이런 시기가 지나면 언제그랬냐는듯이 또 각자의 삶을 가고
나는 그의 기댔다가 떠나간 내마음에 빈자리로 으로 인해
마음 한켠이 허한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삶이란 원래 그러한 것이니

지금 그가 힘들어하고 있을때 그가 쉴만한 물가가 되어주자고 생각했다...


이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당시 서로의 격한 감정으로 서로를 하지 않아야 할말을 해서
그동안의 좋았던 시간도, 사랑했던 시간도
다 가려진체 이성을 잃고 최악의 선택을 했을뿐

또 주식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밑바닥을 보고싶어하는 본능이 있어서
계좌가 텅빌때까지 방치한다고 한다.

사람간의 관계란 것도
그렇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는게 많다고 한다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듯
아파야 사랑인거죠라는 정신나간 노래나 불러대며 말이지...

'저도 연애 실패하면 형처럼 자기개발이나 하면서 살지요 뭐'
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절대로 나처럼 되지말라고 몇몇이나 신신당부를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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