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정말 이말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자문할때가 많다.
돈만 잘벌면 되는건지...
어린시절에는 돈을 잘 벌어도,
소위 하급 직업은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이야 사회적 시선이 바뀌면서,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도
장사가잘되는 식당의 사장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지만
과거엔 공부를 잘해서 검판사나
의사가 되거나 외교관이 되거나
교수가 되거나 고위공무원이 되거나
뭐 이런걸 인생의 지상과제로 삼았기에 더더욱 그랬다
내가 30초에 고시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사회에서 알게된 한 동생이
형하고 비슷한 나이에 신림동에서
가게 사장님을 하시는분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뭘 어쩌란건지 모르겠었지만,
아마 그 동생의 내면엔 형이 여기서 시간낭비하고 있을때
누군가는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 사장까지 갔다라는
논리가 숨겨져 있었을 거다
그런데 지금그애는 뭐하고 있으려나...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고 있으려나? 아니면
사업해서 사업잘되고 있으려나...
당시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지방만 해도 고시공부를 하면,
자질이 일단되니까 한다고 생각했고
큰 뜻을 세우고 공부를 하는거니까 대단하고
고생한다. 잘될거라란 말을 했는데
서울의 나이어린 동생은 내가 30이 넘은 나이에 돈을 안벌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고
공부같은거 보단 빨리 돈버는게 낫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의 그 생각이 미워서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던 절대적 가치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헌신하고, 나 스스로도 학자에 가까운 학식으로
존경받고 열심히 일하는것, 일년에 몇백명밖에 뽑지 않는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여 부모님의 이름을 드높이고
내 자신도 남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사는것
그것을 위해서 놀고먹을수 있는 청춘의 한부분을 희생해가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는데,
기껏해야 식당 일꾼한테 그런 소릴 듣다니...
하지만 그때부터 이미 사회는
식당일꾼이건, 헬창이건 돈만 잘벌면 그게 더 낫다는식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트랜드가 그랬는데
난 미련하게 몇년이나 고시에 집중하고 있었던거다.
돈을 잘버는것 .
현대사회는 상품을 척척살수 있고, 비싼 식사와 근사한 아파트를 살수 있으면
그 사람을 최고로 친다.
어른들에게 그 옛이야기를 해드리면 하나같이 혀를 끌끌차며
그래도 공직자란걸 아무나 하나, 그 장사란건 너도 하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공직자는 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다. 이런 말을 하신다
비록 지금은 내가 경제적으로 궁핍해보일지 몰라도,
사회에서 그 사람과 나를 바라볼때는 다른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시선은 분명히 그런것 같다.
지금도 어머니의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총각(아직 총각이니까) 내 아들도 한때 장사 잘됐는데 지금은 망하고
엄마한테 용돈타가. 그냥 공무원 그대로 하고 있어.'
'이런시대에 꾸준히 일할수 있는게 얼마나 좋아.
인생을 지금으로만 보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말을 하는거지
시간지나봐 총각이 최고지. 그래서 내딸 만나볼거야?'
아버지의 친구들은 그런다
나는 사업체가 있지만 내 아들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축내기만 하고
이것 저것 사업벌린다고 벌려서는 돈이나 계속 까먹고
맨날 술이나 마시고 그런다. 너희 아들은 공무원이라
걱정할게 없어서 좋겠다. 라고
그리고 모르긴 몰라도 그 식당사장이란 애도 부모돈이나 청년창업자금으로
사업차렸을것이고 조만간 망해서 공사판에서 일할거라는
말을 덧붙여들 주셨다...
하지만 내눈에는 어른들이란 이제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앵무새로 보였을 뿐이었다...
막상 이 삶을 사는 나는 지난주에
민원인으로부터 '칼부림 예고' 를 들었다.
나는 그에게 조금 높은 언성으로, 말조심하라고 했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말을 하시냐고
그런데 하도 이런식의 협박을 많이 듣다보니
칼부림 예고에도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
하지만 민원인이 진짜 어떻게 행동할지는 미지수다.
이것 이외에도 악성민원이 정말 많다.
전화가 와서 온갖 트집을 잡고 말로 못이기면
내 이름이 뭐냐 직급이 뭐냐 등등부터 시작해서
난리 법석을 떤다.
지방 공무원들은 보통 구청과 행정복지센터를
2년간격으로 돌고 도는데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과 소통할때는,
민원 발생할지도 모른다 라고 말하면 만사 오케이다.
그만큼 공무원들은 민원그러면 몸서리를 친다
사람간의 관계에선 어떤 관계던
아픈 사람은 아프다는 티를 내야한다.
기분나쁜 사람은 기분나쁘다고 분명히 말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관계는 곪아버린다.
이해하고 넘어가면 상대방은 미쳐버린다.
부부관계에서도 친구관계에서도 그렇다
너로인해 내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면
응당 그렇다고 말을 해야하고, 상대는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과해야하는 것이다.
상처받은 상대에게 옮고 그른걸로 토론해서는 안된다
많은 연인들이 이걸 못해서 헤어진다.
하지만 민원인들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무례에 대해서 절대로
항의하지 못한다는 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세금으로 일하는 노예들이 대든다 라는 생각에 발끈해서
공무원이 조금이라도 반발하는가 싶으면 무섭게 '달려든다'
구청에 발령받아도 마찬가지다,
민원과 어떻게던 엮일 수 밖에 없고
안심할수가 없는 상태로 놓인다
미국이라면 테이저건을 맞거나, 총에 맞거나,
감옥에 몇년씩 투옥될 사람들이
민원인이라는 이름으로 제멋대로 군다
현실이 이러하니 4~5년의 경력직들 부터
지긋지긋해서 퇴직들을 많이한다
MZ들은 1주일안에 나가는 애들도 많고,
입직 다음날 그만두는 애들도 많다
그래..
이런 상황들을 겪고보면
돈만 잘벌면 되지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15년전 네 말이 맞았구나...
네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신림동 길거리에서 먹거리 뭐 와플이라도 창업해서 팔았으면
누구라도 지나가면서 먹어줄텐데.
아센휘트니스 아래에 닭꼬치 파는아저씨
아직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시절
빠리바게빵이 700원할때 1500원에 팔아도
줄서서 먹었는데.
고시촌 분식집 아줌마가
자기가 한달에 500정도는 번다고
자랑했었는데. 그때 사무관(5급) 달아도 수당합쳐 다합쳐
250도 체안되던시절이었는데.
그때 닭꼬치를 팔던가 라면을 끓여팔걸(아주 잘끓이거든)
그렇게 더 잘벌것도 있나?
내가 하는것만큼의 돈만 벌면 되는거지 뭐,
굳이 비슷한 양의 돈을 버는데
스트레스 받을 일있나?...
게다가 내가 받은 임금의 총액을 계산해보니
호봉이 분명히 올랐는데도 2023년은 2022년보다 적게 받았고
2022년은 2021년과거의 비슷하게 받았다
2023년엔 초과근무를 좀 덜했고
시간내에 끝내려다보니 출장갈일이 있어도 안나가고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하다보니 초과랑 출장이 많이 줄었고
덕분에 하루도 여름휴가조차 못갈정도로 바빴던 2022년보다 적었던 것이다.
실수령은 모든수당을 합쳐 N분의 1로 하니 그래도 300정도 되네...
하지만 8년차가 이거밖에 안되다니...
기업이라면 벌써 실수령으로 500중반은 받을 텐데.
기업에서 2년일해서 받을걸 3년을 일해야하는 신세고
가면 갈수록 더 벌어지겠지.
최근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이렇게 열심히 아끼는데도
밥값이 6~7천원이면 되는게 1만원에 육박하고
부모님이라던가 주변에 비용도 많이올랐고
각종 공과금과 보험료까지 다 올라서
돈을 벌면 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수 없을정도다...
작년부터 꾸준히 매월내고 있는 주식수익이 아니었다면
정말 우울증이라도 걸렸을걸? 싶은 생각이든다.
이러다가 퇴직하면 몸과 마음이 다상해. 연금 몇년 받지도 못하고 죽겠다가
공무원들의 하나같은 심사다.
그나 다행인건 퇴직 계획을 세우고부터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살짝 흥분되기도 하며 즐겁기도 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화도 덜내게된다.
끝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게 15년이나 20년뒤가 아니라
1~2년후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좋은지.
자주보는 사람들도 무슨 좋은일 있냐고 묻는다.
퇴직을 하면 뭐해먹고 살까?
일단 1년정도 모아놓은 돈으로 푸욱 쉴 생각이다.
나는 회사를 안다니면 돈을 거의 쓰지도 않는다
밥솥의 밥과 계란후라이 김치 김 정도면 된다.
맛있는게 먹고프면 외식하면 되고...
내깜냥에 외식도 회당 2만원은 못넘긴다
오랜만에 시내 거리를 돌아다니며
맛있어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혼밥할 생각이다.
교보문고에 들려 책도 천천히 볼샘이고
멋진카페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있다가 지겨워지면 만화방에도 가고
영화도 한편보고, 밤에는 춘천가는 기차를 타고 민박도 해보고
가보고 싶었던 강원도 별보이는 명당에 차를 몰고가서
캠핑도 해볼생각이다.
부모님 농사도 많이 도와드릴 생각이다.
농사는 처음엔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으나
막상 해보면 단순 작업의 반복에 오히려 힐링됨을 느낀다
나무장작으로 때는 아궁이까지 만들어놨는데
그곳에 화덕을 올려 빵도 한번 구워먹어볼생각이다.
뭐해먹고 살 걱정..
그게 제일 쓸데 없는 걱정이란걸 왜 이제 깨달았을까.
무엇보다 나는 깨달은 자이니
물욕이 없으니, 크게 돈도 필요 없다...
마음대로 살아보자...
돈만 벌면 그만 아닌가.
라고 오늘도 생각해본다...
높은 이상이여, 고귀한 이념이여 모두 잘가라...
날 얽어메어 삶에 가둔 수천년전 고인들의 말들이야
언급해서 무엇하리
전부 쓸데 없는 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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